“쫓겨나는 기분… 다음엔 어디로 쫓아낼 건가요?”… 삼성화재 무기계약직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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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350회 작성일 20-11-20본문
‘답정너’식 선택지에 ‘울며 겨자먹기’로 전환 신청서 제출
삼성화재가 무기계약 노동자인 GA(보험독립법인)매니저를 특수고용 노동자인 보험모집인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한다는 보도 이후, 전환 당사자인 GA매니저가 처음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삼성화재의 ‘답정너’식 선택지 강요에 ‘울며 겨자먹기’로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GA매니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환 신청서를 낼 수 없었다는 GA매니저는 공통적으로 “일만 하다 쫓겨나는 기분”이라며 “다음엔 어디로 쫓아낼 거냐”고 토로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는 한국노총 공공연맹 삼성화재노동조합(위원장 오상훈)의 ‘삼성화재 GA매니저 강제해고 및 강제전직 중단 촉구 현장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무기계약직 GA매니저 7명 중 3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전환 신청서에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라는 문구가 있지만 전혀 자발적이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 창원에서 GA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증언을 하기 위해 참석했지만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인천에서 GA매니저로 일하는 B씨 역시 “두렵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해고에 내몰리는 것은 더 무섭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노조는 18일 삼성화재 무기계약직 GA매니저 128명을 대상으로 전환 신청서 제출 여부 현황파악을 실시했다. 삼성화재노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GA매니저 중 121명은 이미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날짜까지 전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바로 발령을 내겠다고 해서”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답변이나 “전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답변이 쏟아졌다.
B씨는 “짧은 노동시간으로 경력단절 여성노동자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일자리라고 했지만 6시간 동안 처리할 수 없는 과도한 업무량으로 추가 노동은 당연했고 그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었다”며 “그래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을 때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무기계약직으로 남고 싶어 직무 전환을 신청한다고 해도 원거리 발령을 내면 자연스레 퇴사욕구가 생길 것”이라며 “그냥 무기계약직을 쫓아내기 위한 회사의 꼼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에 자리한 GA매니저는 “삼성화재가 공청회와 설명회를 통해 GA매니저의 의견을 수렴했다고는 하지만, 공청회는 ‘GA매니저라는 직무를 위촉직으로 전환하겠다’는 통보였고, 설명회는 위촉직 GA매니저의 수수료 체계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며 “삼성이라는 기업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그 바위에 계란 자국이라도 남기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에게 노사 대표자 면담을 신청했지만, 인사팀에서 어렵다고 답했다”며 “GA매니저의 상황을 직시하고 대표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면서 다시 한 번 노사 대표자 면담을 요구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화재 측은 “전환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 강제로 전환할 수 없다”며 “공청회는 수수료 제도 관련 GA매니저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고 설명회는 다른 직무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GA매니저의 선택권을 제한한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는 “GA매니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고 삼성화재노조가 최영무 대표이사에 요청한 면담의 호응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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