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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산업별협의회, 산별 통합의 초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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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476회 작성일 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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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산업별협의회, 산별통합의 초석 될까?
제22차 중앙위원회에서 89.6%로 의결
두 번 만에 중앙위원회 문턱 넘은 산업별협의회, 모호한 규정은 극복 과제
한국노총. ⓒ 참여와혁신 포토DB한국노총. ⓒ 참여와혁신 포토DB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이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제22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5년 동안 만들지 못했던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을 제정했다. 한국노총은 171명의 중앙위원 중 163명이 참여한 이번 중앙위원회 안건 의결에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제정 안건이 146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산별 통합의 목소리, 언제 대두됐나?

한국노총은 2014년 조직발전특별위원회를 운영했다. 조직발전특별위원회는 2014년 12월 31일, 활동보고서를 통해 “산별 통합 및 산별노조 추진을 위한 규약개정과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별 통합에 대한 의견은 그 이전부터 대두됐다.

김승훈 한국노총 조직강화본부 부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유사산별 통합이나 거대 산별노조 체제로의 전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산별 건설을 통해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한 투쟁이나 교섭에서 조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또 대산별 건설이 정책의제 선정을 위한 집중도나 효율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95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결성과 2000년대 초반 노동운동의 위기설이 대두되면서 한국노총에 개혁특별위원회가 꾸려졌다. 임성호 한국노총 조직강화본부 본부장(직무대행)에 따르면, 특히 2003년 2월, ‘노동운동 역량강화 및 한국노총 개혁방안에 관한 보고서’가 발간됐고 이때부터 유사산별 통합이라는 명제가 대두됐다는 것이다.

10여 년 동안 유사산별 통합이나 거대 산별노조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던 와중, 2014년 조직발전특별위원회가 산별 통합 및 산별노조 추진의 불을 댕긴 것이다. 2015년 2월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산별 통합 및 산별노조 추진을 위해 제조, 공공, 금융사무, 운수, 연합·서비스 5개 산업별협의회를 설치하고 회원조합은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산업별협의회 관련 규약을 신설했다.

2017년 중앙위원회에서 좌절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제정,
이번 중앙위원회 안건으로 다시 발의된 이유

한국노총은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을 제정하기 위해 2017년, 제21차 중앙위원회에 해당 내용을 안건으로 발의했다. 그러나 2017년,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제정은 무산됐다. 일부 회원조합에서 산업별협의회 운영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2014년 당시 조직발전특별위원회가 장기적인 과제로 조합원 1만 명 이상, 상근간부 3명 이상 등 몇 가지 조건을 걸어서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조직은 서서히 통합하는 안을 제안했는데 몇몇 회원조합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산별이 통합될 때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흡수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부결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제정 안건이 2020년에 다시 발의된 이유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한국노총 내에서 자발적으로 산업별협의회가 구성돼 운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성호 본부장 직무대행은 “2017년 이후 3년 동안 제조연대가 떴고, 운수물류총련 역시 자체적으로 산업별협의회를 운영했다”며 “공공부문 역시 공동의 의제를 발굴해 함께 대응하는 등 산업별협의회가 현실화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제22차 중앙위원회에 앞서 7일,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중앙위원회에 상정한 안건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제정에 대한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관계자가 “대정부 혹은 대자본 투쟁을 위해서는 산별 통합의 방향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모호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

다만 이번에 제정된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참여와혁신> 취재 결과 몇몇 회원조합에서는 산업별협의회의 내용을 잘 모르거나 산업별협의회를 통해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산업별협의회를 통해 유사산별을 당장 통합하겠다는 건지, 유사산별의 공동 의제를 발굴해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가겠다는 건지 애매하다”고 밝힌 관계자도 있었다.

한국노총 규약상 산업별협의회는 ▲제조 ▲공공 ▲금융사무 ▲운수 ▲연합·서비스 등 5개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런 구성이 올해 4월 총선을 통해 구성한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의 노동존중실천단과 크게 다르지 않아 노동존중실천단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또,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에 어떤 회원조합이 어떤 산업별협의회에 속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일단 산업별협의회를 띄운 후 세세한 사항을 조정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중앙위원이 있는 반면, “산업의 카테고리를 다시 나눠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중앙위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국노총 관계자는 “우려할 지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시행을 하면서 문제가 있는 건 고쳐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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