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구조조정 절벽’ 내몰린 관광산업 노동자들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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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575회 작성일 20-10-28본문
‘구조조정’ 전제하는 정부? 관광업계 노사 힘 합쳐 정부 상대해야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약없이 흘러감에 따라 관광산업 노동자들은 ‘해고 절벽’에 놓였다.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석윤, 이하 관광서비스노련)은 10월 27일 오후 3시 서울시 광진구 관광서비스노련 교육장에서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전국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는 관광서비스노련 산하 22개 회원조직 대표자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경사노위 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 송현기 경사노위 관광산업위원회 공익위원이 참여했다.
노사정 합의에도 속절없는 관광산업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관광산업위원회는 8월 18일 ‘관광산업 생태계 유지와 고용안정을 위한 긴급 노사정 합의문’을 도출했다. 위원회 출범 2개월 만에 비교적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다. 노·사·정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기에 공감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관광서비스노련은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됨에 따라 호텔업·여행업·면세업·유원업·카지노 등 5개 관광산업이 집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고용은 하루하루 달라져만 가고 현장에서는 정리해고와 직장폐쇄 등 관광산업 노동자의 고용유지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강석윤 관광서비스노련 위원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나가는 시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몇몇 호텔을 제외하고 구조조정 내지는 회사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 점점 현장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형태가 되고 있다”면서, “특정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현상들이 도미노처럼 퍼져가는 형국에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대표자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정부지원금 끊기자 곧바로 고용위기 찾아와
실제로 관광서비스노련 산하 주요 여행사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11~12월까지 받고 있지만 이후 고용유지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모두투어(2021년 1월까지 무급휴직) ▲하나투어(2020년 11월까지 무급휴직) ▲롯데관광(9월 희망퇴직 시행 이후 6개월간 정부 지원 없는 무급휴직) ▲한진관광(11월 30일 기준 희망퇴직 시행, 이후 50%의 구조조정 계획) 등이다.
김종탁 모두투어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나면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 수순이 시작된다. 비행기가 뜨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전년 대비 97% 감소한 수준”이라면서, “국내 여행객만을 가지고 영업하는 상황인데 모두투어는 1,100명 중 100명만 근무하고 나머지 1,000명은 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
관광서비스노련은 “대부분 여행사는 11월 정부지원금이 종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를 감행하고 있다”면서, “전체 여행사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여행사는 대부분 노동자가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지원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30~40년 된 호텔도 쓰러진다
호텔업의 경우에는 규모가 작은 호텔을 중심으로 고용위기가 더욱 심했다. 서울로얄호텔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85% 감소했고, 전체직원 72명 중 62명이 유급휴직을 실시했다. 11월 15일로 유급휴직은 종료되며, 노동조합은 2021년 12월 말까지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호텔인터시티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액이 50% 감소했고, 이미 3~4월, 9월 이후 부분휴업을 진행했다. 임시직 및 간접고용의 고용규모는 축소됐고 정규직 노동자조차 감원 계획에 있다.
또 세종호텔은 전년 대비 매출이 84.3% 줄었고, 3월 15일부터 전 직원의 50%가 유급휴직 중이다. 노동조합에서는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을 예상하는 상황이다.
관광서비스노련은 “최근 호텔업 사용자들은 합의서를 준수하기는커녕 경영악화를 주장하며 사업장을 매각하려 하고, 동종의 사업장도 기다렸다는 듯이 벤치마킹하여 노동자의 해고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교석 프레지던트호텔노조 위원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이유는 고용안정을 위해서다. 그러나 대부분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난 후의 문제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겪는 관광기업에 대출이 필요하다. 고용안정이 핵심인데 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전제 조건으로 붙는다. 실제 지금 30~40년 된 4~5성급 호텔들이 다 매각하고 폐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은 무엇인가
노광표 원장은 “정부의 여러 가지 의사결정 구조상 관광산업 부분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것 같다. 모든 부분을 끌고 갈 수 없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 “정부는 올해까지만 지원해주면 살아나는 분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내년도 현재와 비슷하다는 전망에서 정부가 고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현기 공익위원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같이 대정부 건의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세금감면, 재정지원 등은 기업에게 빚이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국내여행을 활성화하면 각각의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부분은 충족되므로 고용은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노광표 원장은 “코로나19 위기가 내년까지 연장되면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노동자들이 명예퇴직으로 나갈 경우 그대로 방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이나 교육훈련 방안을 노사가 건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석윤 위원장은 "상황을 단순하게 보고 싶다. 코로나19는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대다수 노동조합이 임금동결과 반납을 하면서 지금까지 버텨 왔다"면서, "그런데도 돌아오는 건 회사의 구조조정이나 폐업, 매각이다. 노조에서 고통분담을 해 가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사측에서 이렇게 대응한다면 위원장으로서 극단적 선택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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