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전태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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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585회 작성일 20-10-13본문
KT노동조합, OB맥주직매장분회, 서울시 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참여
10월 7일 오전 11시 전태일동상 뒤편에는 손피켓이 여럿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KT노동조합, OB맥주직매장분회, 서울시 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순서대로 참여했다. 전태일50주기행사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열리는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전태일다리에 설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캠페인 참여를 자원한 단체가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KT노동조합, “나눔·연대·실천 통해 전태일 정신 계승하겠다”
전태일정신, ‘함께’ 만드는 노동존중세상
이날 제일 먼저 전태일다리에 선 한국노총 IT사무서비스연맹 KT노동조합(위원장 김해관, 이하 KT노동조합)은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을 계기로 사회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눔·연대·실천이라는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것이다.
김인관 KT노동조합 조직기획국장은 전태일평전 개정판 소제목 ‘모범업체 설립의 꿈과 죽음의 예감 사이’ 중 254쪽을 낭독했다.
전태일이 평화시장의 근로조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래로 그 해결을 위해 택하려던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그 자신이 재단사가 되어서 재단사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함께 일하는 어린 여공들을 돌봐주는 것. 말하자면 온정주의적 방법이다. 둘째는, 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하여 기업주와 노동당국에 진정을 하여 그 시정을 호소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이 준수되도록 하려는 것. 말하자면 진정주의라 할 수 있다.
셋째는, 바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시범업체를 설립하는 방법이다. 넷째는, 노동자를 억압하고 노동조건 개선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명백히 투쟁대상으로 하여 적극적으로, 필사적으로 항의 투쟁하는 것. 이것은 1970년 가을의 투쟁에서 택하게 되는 방법인데, 말하자면 적극투쟁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최장복 KT노동조합 조직처장은 발언을 통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항거한 지 50년이 흘렀지만 수많은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회연대기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KT노동조합은 현장에서 실천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날 것이다. KT노동조합이 지금보다 더 크고 확실하게 사회적 연대를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동참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다.
한석호 전태일50주기행사위원회 실행위원장도 “한국의 노동조합에게는 중요한 숙제가 있다. 노동조합 밖 99% 노동자들의 아픔도 함께 안아가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B맥주직매장분회, “부당노동행위·다단계 하청구조, 원청인 OB맥주가 책임져라”
‘노동조합 만든 죄’··· 농성 이어갈 것
20차 캠페인에 참여한 한국노총 금속노련 부천지역노조 OB맥주직매장분회(분회장 강경석, 이하 OB맥주직매장분회)는 지난 4월 노동조합 설립 이후 고용승계가 거절된 물류노동자들의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OB맥주는 CJ대한통운과 물류업무의 위탁계약을 맺었고, CJ대한통운은 2019년부터 동성종합특수물류에 위탁을 시작했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은 동성종합특수물류와의 계약을 5월 31일 종료하고, 새 회사인 태성로지텍에 위탁했다.
또한 한국노총 금속노련에 따르면, 동성종합특수물류는 5월 계약해지에 따른 업무종료를 앞두고 기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전원 태성로지텍에 고용승계 될 것이므로 퇴직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그러나 태성로지텍은 선별고용된 6명을 제외하고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다. OB맥주직매장분회는 이를 노조탄압이라고 보고, 지난 6월 1일부터 OB맥주 경인직매장 앞에서 전원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130여 일간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9월 30일 종료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권오철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 OB맥주직매장분회 사무장은 “전태일이 불꽃이 된 순간 모든 게 시작됐지만, 아직 멀었다. 지난 수년간 CJ로부터 OB맥주 경인직매장 물류업무를 도급받은 회사들은 관행적으로 고용승계를 해왔다. 이전과 달라진 조건이라고는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것뿐”이라며 “OB맥주는 직접 운영사에 업무지시를 하고 인사에 개입했다. 이것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이며 명백한 불법파견이다. OB맥주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국회는 의지를 갖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 수많은 노동자, 파견노동자, 비정규직 ‘전태일’들이 우리 오비맥주 경인직매장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며 “기필코 승리하여 일터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도 “하청, 재하청,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노동이 이렇게 무시당하고 생존권까지 빼앗기는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것이 전태일정신을 계승하고 이어가는 노동자들의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노동자지원센터, “노동자들과 손잡겠다”
이 땅에서 고통받고 있는 모든 민중이 비인간적인 약육강식의 질서 아래 짓밟히고 있었다. 그는 노동자들을 ‘더욱 살찌기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하는 기업주들의 모습이 이 사회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했다. 사회 전체가 ‘인간의 둘레를 얽어매고 있는 타율적인 구속’으로 느껴졌다.
_전태일평전 개정판 231쪽, 소제목 ‘인간의 과제’ 중에서.
전태일동상에 마스크를 씌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서울시 중구노동자지원센터는 그 이유를 “지금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필요한 일을 먼저 해나가겠다는 약속이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센터 설립에는 중요한 일을 찾아 노동자들을 지원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며 “그 다짐을 오늘 전태일다리에서 한다. 이 자리에서 한 모든 약속들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계현 서울시 중구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은 “이곳 중구 평화시장은 청년 전태일이 50년전 인간선언을 하며 산화해간 곳이었다. 센터는 노동자들과 함께 손잡고 전태일정신을 계승하는 일들을 해 나가고자 한다”며 “언제든지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으면 저희 센터를 찾아주시라”고 부탁했다. 이어 “전태일 3법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제도화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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