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노조가 공공노련 탈퇴를 결정했다. 전력그룹사 간 연대를 강화하고 협의하는 새 연맹체 출범도 예상된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때리기가 가속하는 터라 노동자 간 연대에 균열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노조는 2일 오후 공공노련 탈퇴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92%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했다. 공공노련 사업이 공공기관에 집중돼 전력산업 관련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이 탈퇴 배경이 됐다고 노조는 전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면서 에너지 전환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전력그룹사에 미치는 영향이 컸지만 상급단체로서 기능이 아쉬웠다는 주장이다.
전력노조는 이후 전력그룹사 간 연맹체인 ‘전력연맹’(가칭) 출범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노조를 비롯해 5개 발전자회사 노조와 그룹사 등이 참여하는 형태다. 이미 2019년 전력노조와 발전사 노조 5곳, 계열사 노조, 그리고 상급단체가 없는 한국수력원자력노조도 참여하는 전력산업정책연대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공공노련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공공노련 조합원 규모는 9만명가량이다. 전력노조 조합원 1만8천560명과 함께 5개 발전사 노조 조합원을 합하면 2만6천4명이 된다. 여기에 다른 전력그룹사 이탈까지 고려하면 4만여명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 규모의 절반가량이다. 다만 실제 발전사 노조 탈퇴가 줄이을지는 두고 볼 여지가 있다. 발전사 노조가 3월께 일제히 차기 집행부 선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대정부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공공노련은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이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정책에 반발해 각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 14곳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목하고 부채액을 문제 삼아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노련에는 한전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재무위험기관 14곳 노조 대부분이 가입해 있다.
공공노동자 연대체 운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공노련은 공공연맹·금융노조와 한국노총 공공부문노조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해 왔고 지난해부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와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재개했다. 양대 노총 공대위는 박근혜 정부 2대 지침에 반발해 구성한 단체로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추진 이후 복원돼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